격차 진단 / 1
일반 기업이 가진 IT 스택을 그려보면 그림이 단순하다. OLTP(트랜잭션 처리) RDBMS 한 벌, 그 위의 모놀리식 백엔드, React나 Vue로 만든 프론트, 야간에 도는 BI 배치 한 줄. 이 구조는 트랜잭션 처리에는 충분하다. 그러나 AI를 얹는 순간 받쳐주는 다리가 하나도 없다.
LLM(대형 언어 모델)이나 RAG(검색 증강 생성 — 외부 문서를 끌어와 답을 만드는 방식)를 운영 단계에서 돌리려면 비정형 데이터 적재, 임베딩 저장과 검색, 모델 추적, 데이터 계보 추적이 모두 필요하다. 기존 RDBMS 한 벌로는 어느 하나도 못 한다. 그래서 2024~2025년 LLM이 운영으로 들어오며 흐름이 바뀌었다. '클라우드로 일단 옮기자'는 Lift & Shift 시대가 닫혔다.
출발점의 또 다른 신호는 예산 구성이다. 전환 전 일반 기업은 IT 예산의 70~80%를 레거시 유지에 쓰고, 혁신 투자에는 20~30%만 남긴다. 이 비율이 AI 투자 여력의 천장이다. 즉 전환 압력은 기술 호기심이 아니라, 예산이 잠겨있다는 사실에서 온다.
핵심은 출발점 차이가 향후 12~24개월의 일정과 비용을 거의 결정한다는 점이다. 같은 산업 안에서도 디스커버리에 충실한 조직과 그렇지 않은 조직의 비용이 평균 2~3배 갈린다. 어디서 시작했는지가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를 정한다.
전환 압력은 기술 호기심이 아니라, 예산이 잠겨있다는 사실에서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