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커니즘 / 2
왜 또 미뤘을까. 표면 명분은 인프라 미비다. 국내 원화마켓 5사 (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 외에도 코인마켓 거래소·디파이 (DeFi · 중개자 없이 스마트컨트랙트로 운영되는 금융 프로토콜)·해외거래소가 혼재해 취득가 산정과 거래내역 수집이 까다롭다. 2023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으로 거래소 감독은 정비됐지만 과세에 필요한 자료 표준은 아직이다.
단 인프라는 4년 동안 줄곧 같은 핑계였다. 진짜 변수는 정치다. 금융정보분석원 (FIU · 자금세탁 방지를 담당하는 금융위 산하 기구) 자료에 따르면 2024 상반기 신고 기준 가상자산 보유자는 약 970만명, 경제활동인구의 34% 수준이다. 전년 동기 대비 18% 늘었다. 보유자 비중은 2030 세대에서 특히 높아 표심 압력은 어느 정당도 무시하기 어렵다.
또 다른 축은 금투세 (금융투자소득세 · 주식·펀드 등 금융상품 양도차익에 부과하는 세제) 폐지 흐름이다. 정부와 여당이 금투세 폐지를 밀고 있는 와중에 가상자산 과세를 강행하면 형평성 시비를 피하기 어렵다. 여야가 함께 유예에 동의한 배경이다.
추정 세수도 결단을 가볍게 만들었다. 기획재정부의 2024 추계에 따르면 2027 정상 시행 시 연 800~1,200억원 수준이다. 전체 국세 약 370조원의 0.03%에 불과하다. 행정 비용과 정치적 비용을 감수할 만한 규모인지에 대한 회의가 따라붙는다.
추정 세수는 전체 국세의 0.03%, 보유자는 경제활동인구의 34%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