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상황 진단
다음 라운드 시점 질문은 달력의 문제가 아니다. 네 개의 숫자가 동시에 어디에 와 있는지를 묻는 일이다. 실탄, 월 소진율, 핵심 지표, 그리고 시장 환경.
다음 라운드 시점을 묻기 전에 먼저 점검할 것은 네 가지다. 첫째 잔여 실탄 (runway, 현 잔고를 월 소진율로 나눈 개월 수). 둘째 월 소진율 (burn, 매월 순유출 현금). 셋째 핵심 지표 — SaaS (서비스형 소프트웨어) 라면 ARR (연 반복 매출) 과 성장률, 마켓플레이스라면 GMV 와 take rate. 넷째 시장 환경, 즉 같은 단계 회사가 지금 어떤 가격에 자금을 받고 있는지.
네 축은 따로 보면 아무 결정도 못 내린다. 실탄 18개월이 남아도 ARR 이 시리즈 B 기준선의 절반이면 라운드를 열기엔 이르고, ARR 이 충분해도 실탄이 6개월이면 가격을 깎인다. 게이지는 함께 읽어야 한다.
그 위에 한 가지 프레임을 얹는다. Paul Graham 이 제시한 Default Alive 와 Default Dead 의 구분이다. 추가 자금 없이 현 매출 성장과 비용 구조만으로 흑자에 도달할 수 있는가. 가능하면 Default Alive, 불가능하면 Default Dead. 이 답이 라운드 협상의 본질적 위치를 결정한다. Default Alive 인 회사는 라운드를 거절할 수 있고, 거절할 수 있는 회사가 가격을 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