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의 해부 · 1
ROI 315% 라는 숫자가 먼저 도착한다. 그 뒤에야 비용 정의·표본·의뢰 주체가 따라온다. 순서가 거꾸로일 때 의사결정은 흔들린다.
Palantir 의 핵심 상품은 두 가지다. 하나는 Foundry — 사내 흩어진 데이터를 한 곳으로 끌어올려 관계를 정의하는 통합 플랫폼이다. 또 하나는 AIP (Artificial Intelligence Platform — Foundry 위에 LLM 을 얹어 비정형 의사결정을 돕는 계층) 다. 회사는 '데이터 통합 + 온톨로지 (시스템 안에서 실체와 관계를 정의하는 사전) + LLM 결합' 이라는 묶음을 판다. 즉 Palantir 가 파는 본질은 '데이터를 어떻게 묶을 것인가' 이지 '몇 % 절감할 것인가' 가 아니다.
그런데 시장에 먼저 도착하는 숫자는 후자다. Forrester 의 Total Economic Impact 보고서가 합성 표본 조직을 기준으로 3년 NPV $262M, ROI 315% 를 제시했다. 표본은 비용 $83.2M 대비 편익 $345M 이고, 평균 비용 절감 30% 다. 이 보고서는 Palantir 의뢰로 작성됐다는 점이 본문 첫 줄에 밝혀져 있다.
벤더 의뢰 보고서가 거짓이라는 뜻은 아니다. 단, '비용' 의 정의가 인력·재고·에너지·중복 시스템 폐기까지 포괄적이고, 표본은 합성 (composite) — 여러 도입사를 가상의 한 조직으로 합친 결과다. 실제 한 회사의 incremental ROI 가 아니다. 독자가 가중치를 매기려면 이 두 정보가 항상 함께 와야 한다.
ROI 315% 는 도입을 정당화하는 숫자가 아니라, 도입을 권유하는 숫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