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해 / 2
이제 어려운 질문이다. 1분기 정유 빅4의 합산 영업이익 약 5조원 가운데, 진짜 본업 마진은 얼마인가. 사실은 이렇다. 5조원은 두 갈래의 합이다.
첫째, 정제마진 자체가 확대된 진짜 본업 이익.
둘째, 전쟁 직전에 싸게 들여놓은 원유의 재고평가차익. 둘은 본질이 완전히 다르다.
재고평가차익은 일회성 회계 효과다. 원유를 80달러에 사서 창고에 쌓아둔 직후 유가가 110달러로 오르면, 같은 원유의 장부가가 30달러 올라간다. 회계상 이익으로 잡히지만 본업 영업력과 무관하다. 더 무서운 건 그 반대다. 유가가 안정·하락하면 똑같은 자산이 평가손실로 돌아온다. 일종의 부메랑이다.
증권가 추정치를 종합하면, 1분기 5조원 가운데 본업 정제마진 기여분은 절반 안팎으로 보인다. 나머지는 재고이익과 PX(파라자일렌, 화학제품 스프레드) 개선분이다. 즉 정제마진 사이클이 2분기에 두 자릿수 초입(10~12달러)으로 정상화돼도, 본업은 여전히 호실적 구간이다. 그러나 재고차익은 사라지고, 그 위에 정책 비용까지 얹힌다.
수치로 보면 종목별 편차가 더 날카롭다. SK이노베이션 약 2조원, GS칼텍스 약 1조 9,000억원, S-Oil 1조원대, HD현대오일뱅크 2,000억원대. 같은 분기, 같은 마진 환경인데 결과가 거의 10배 차이다. 이유는 단순하다. 정유 비중·재고 정책·자회사 손실의 조합이 다르다.
5조의 절반은 본업이고, 3분의 1은 부메랑이다.